나의 이야기 122

어버이날

점심 식사에 고등어 구이가 나왔다. 밥상에서 고등어를 맞이할 때는 그 옛날 읽었던 하근찬의 '수난 이대' 소설이 가끔 생각나곤 한다. 일제때 강제징용에 끌려가 노역중에 한쪽 팔을 잃고 항상 조끼에 소매를 꽂고다닌 아버지가 6.25 전쟁터에 나갔던 독자 아들이 돌아온다는 소식에 고등어를 사서 기차역에서 기다린다. 아부지는 전쟁터에서 다리 하나를 잃고 빈바지 자락이 펄럭인 채 목발을 짚고 나타나는 아들을 보며 "이놈아 이게 무슨 꼴이냐!" 그렇게 모질게 대면하고 앞서서 가버린 대목이 나온다. 아들이 혼자 건널 수 없는 외나무다리 앞에 이르자 아부지는 손에 든 고등어를 아들에게 건너주고 하나밖에 없는 팔로 아들을 등에 업고, 아들은 목발과 고등어를 양손에 꽉 쥔 채 업혀가면서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나의 이야기 2020.06.04

4월이 오면..

해마다 4월이 되면, 신동엽 시인의 시가 생각나면서 여행도 관광도 아니지만 이 두 가지 느낌을 담아 시제에 참석한다. 오늘은 코로나로 한 달 연기된 시제에 다녀오는 길이다. 조금은 귀찮은듯하지만 고향의 환경 변화를 탐색하고 친족들의 눈을 의식한 의무감에 시제에 참석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열차에 탈 때는 옆좌석에 누가 앉을지 긴장도하고 기대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영화관 옆좌석 팝콘 씹는 소리와 잡담의 영향을 알기에 조잘거리지 않고 불쾌한 냄새가 나지 않은 사람이 앉길 바랄 뿐이다. 제사의식은 정성스레 준비된 음식과 잘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대충 이해되는 제문으로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되기에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 "이렇게 제사를 지내면 조상님들이 복을 주실까 또 그런 힘은 있을까. 저렇게 낭비되는 음식을 ..

나의 이야기 2020.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