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어버이날

윤영한 2020. 6. 4. 23:54

점심 식사에 고등어 구이가 나왔다.
밥상에서 고등어를 맞이할 때는 그 옛날 읽었던 하근찬의 '수난 이대' 소설이 가끔 생각나곤 한다.

일제때 강제징용에 끌려가 노역중에 한쪽 팔을 잃고 항상 조끼에 소매를 꽂고다닌 아버지가

6.25 전쟁터에 나갔던 독자 아들이 돌아온다는 소식에 고등어를 사서 기차역에서 기다린다.

아부지는 전쟁터에서 다리 하나를 잃고 빈바지 자락이 펄럭인 채 목발을 짚고 나타나는 아들을 보며

"이놈아 이게 무슨 꼴이냐!" 그렇게 모질게 대면하고 앞서서 가버린 대목이 나온다.

아들이 혼자 건널 수 없는 외나무다리 앞에 이르자 아부지는 손에 든 고등어를 아들에게 건너주고

하나밖에 없는 팔로 아들을 등에 업고, 아들은 목발과 고등어를 양손에 꽉 쥔 채 업혀가면서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런 배경이 있는 고등어라고 생각하니 더 귀하고 소중하게 여겨진다.

어버이날을 맞은 오늘은 아들 대신 두 딸이 카네이션을 준비해서 짧게나마 정겨운 시간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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