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영적 대물림

윤영한 2020. 6. 6. 22:56

20년 전 한라에서 백두까지 목표로 시간 날 때마다 산을 다녔다.

산 내음, 풀냄새가 좋고 백두대간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가까운 산이라도 다닐 수 있어서 감사하다.

남한산성은 소나무 향이 짙고 병자호란 등 질곡의 역사의 숨을 들이마시면서 산성을 따라 한 바퀴

일주하는 코스도 좋다.

오늘 산행 중에 마주친 성황당, 외진 곳에 돌을 쌓아올려 만든 성황당에 오색 천이 나부끼는 모양은

섬뜩했고 어릴 적 동네에서 굿하는 무당을 어렴풋이 떠오르게 했다.

그리고 감명 깊게 읽었던 소설 '태백산맥'에 등장하는 소하가 연상되었다.

소설 속 인물 정하섭은 엄마에 이어 대물림 굿으로 17세에 무당이 된 소하에게

"너같이 이쁜 애가 워째 무당 딸이 됐는지 모르겠다" "왜 무당이 됐소? 엄마가 시켜서 그랬소? 되고 싶어서 그랬소?"

기가 막혀 대답할 수 없는 소하는 눈물을 참으며 "고것이 지 운명이구만요"

이걸 영적인 대물림이라고 생각한다. 가정과 가문에 누적되어 내려온 영적 대물림은 누구나 존재하는 것 같다.

나의 영적 문제는 무엇일까.
비판? 의심? 욕망? 모순적 행동? 페르소나? 나태? 합리화?... 끝이 없다.

과학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영적 대물림의 속박에서 자유함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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