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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 문학관

대관령과 봉평면 가을하늘은 공활했다. 푸르름을 가득 담고 있는 초원에서 열심히 풀을 뜯는 양떼들, 가까이서 한참이나 머물렀다. 한 녀석은 먼 곳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기억조차 희미한 오래된 소설.. 몇 년 전 -이효석 문학관- 을 다녀온 적이 있지만 그때는 듬성듬성 건성으로 관람했다. 이번에는 '메밀꽂 필 무렵' 배경이 된 길을 따라 등장인물인 장돌뱅이들의 대화를 마음속으로 들으며 걸었다. 허생원이 일평생 한 여인과의 단 한번의 괴이한 인연을 잊지 못해 거르지 않고 찾아던 봉평시장, 오늘 때마침 봉평장이 열린 날이었다. #윤영한

나의 이야기 2022.10.13

남한산성

남한산성의 가을 하늘은 청명했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이 산야가 한때 피로 얼룩지고 치욕의 땅으로 전락했다. 산성을 따라 발걸음을 옮길 때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 혹시 이곳이 굶주리면서 동상에 걸려 발가락이 떨어져 나간 조선 군병들이 청군과 싸웠던 장소는 아닐까. 시선이 공지선에 멈출 때는, 저 능선을 따라 오랑캐가 넘어오지 않았을까 생각은 계속 이어진다. 언젠가 또다른 병자호란은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미국이냐 중국이냐 선택의 순간이 올 때 외교에 유능한 정치 지도자가 필요하다. 무능한 정치인의 경솔하고 천박한 언행은 국익을 해친다. 인조가 투항하기 위해 빠져나간 서문을 통과하면서 굴욕의 삼전도를 내려다 보았다. #윤영한

나의 이야기 2022.10.13

기차여행

기차를 처음으로 이용한 가족여행이었다. Ktx의 편리성을 활용하자는 취지로 큰딸이 예약한 것이다. 덕분에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재래시장 구경과 길거리 공연에 눈길을 멈추기도 하면서 잠시 동화되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파도가 밀려와 하얀 포말이 되어 사라져 버린 강릉의 해변가, 그곳 세인트존스 호텔에서 전시 중인 - 그대, 나의 뮤즈 반 고흐 to 마티스 - 밀레, 르누아르 등 화가 4명의 그림 전시와 디지털 아트와 접목된 작품을 차분하게 감상하면서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었다. 가족공동체의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애쓰는 딸들의 마음이 고마울 뿐이다. 하게 감상하면서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었다.

나의 이야기 2022.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