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과 봉평면 가을하늘은 공활했다.
푸르름을 가득 담고 있는 초원에서 열심히 풀을 뜯는 양떼들, 가까이서 한참이나 머물렀다.
한 녀석은 먼 곳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기억조차 희미한 오래된 소설..
몇 년 전 -이효석 문학관- 을 다녀온 적이 있지만 그때는 듬성듬성 건성으로 관람했다.
이번에는 '메밀꽂 필 무렵' 배경이 된 길을 따라 등장인물인 장돌뱅이들의 대화를 마음속으로 들으며 걸었다.
허생원이 일평생 한 여인과의 단 한번의 괴이한 인연을 잊지 못해 거르지 않고 찾아던 봉평시장,
오늘 때마침 봉평장이 열린 날이었다.
#윤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