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바다지만 동쪽과 서쪽, 남쪽 바다는 다르다. 바다는 신비롭기도 하지만 공의롭기도 하다. 폭풍이 몰아치고 유혹과 훼방이 있더라도 밀물과 썰물의 주기는 변함없이 한결같다. 바다는 결코 달을 등지거나 배신하지 않고 공존한다. 간사스럽고 변덕스러운 존재며 염치조차 없는 영물인 인간과는 대비된다. 몇 해 전, 구의회에서 단체로 다녀온 서해 일대를 친구들과 다시 찾아가 보았다. 의회에서는 모든 일정을 사무국에서 챙겨주다 보니 피동적으로 따라 움직이면 되지만, 이제는 일정과 코스 하나하나를 직접 선택하고 결정해야 하니 신중해지고 망설여진다. 그래서인지 눈에 들어오는 모든 만물들이 소중하면서도 더 새롭게 느껴진다. '신두리 해안사구' 숲길을 걷고 있을 때, 주민과 함께하는 행사장에서 구청의 한 직원이 전화가 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