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자전거 도둑

윤영한 2024. 8. 21. 20:05

<자전거 도둑> 
 
이태리 영화 '자전거 도둑' 과 김소진 소설 '자전거 도둑' 은 벽보를 보거나 외곽에서 자전거를 탈 때 소환된다. 
 
8년 동안 잘 타고 다녔던 자전거를 4월에 잃어버렸다. 비싼 자전거도 아니고 안장 일부가 띁겨져 있어서 훔쳐 갈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동안 잠금장치를 하지 않고 열쇠고리를 8자로 걸쳐 위장해 놓은 상태였다. 
 
자전거 거치소를 지날 때마다 분실된 자전거가 아른거려 다시 보고, 또 되돌아 보기도 했다.

신고를 할까 하다가 오죽 급했으면, 얼마나 타고 싶었으면...
그리고 이것은 도난이 아니라 분실이라고 생각을 돌렸기에 신고 직전에 멈추었다. 
 
자전거 존재를 그동안 가벼이 여겼다. 존재가 사라지니 존재가 그리웠고 소중했다.
그러다 뜻밖에 새로운 자전거를 마련하게 되었다.  
 
오늘은 먼 곳 세상구경을 시킬 겸 자전거를 데리고 나왔다. 앞기어가 뒷기어를 지체없이 끌어당겨 팔당댐을 건너

양평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먼 옛날 누가 바퀴를 고안했는지, 진보를 거듭한 타이어의 위력은 대단했다. 
 
자전거를 선사해 준 분의 따뜻한 마음을 간직하면서, 앞으로 10년은 탈 작정으로 닦고 조이고 기름치면서,

아무리 급해도 꼬박 잠금장치를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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