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 여주로 갈 생각이었으나 동행자가 서쪽을 택해서 방향을 틀어 아라뱃길로 자전거를 몰았다. 덕분에, 갈 때 해를 등졌고 올 때도 해를 등지고 왔다.
한강물은 잔잔하고 고요했지만 깊음이 있고 위엄이 있었다. 강에서 밀려온 비린내는 은근했다.
인간 탐욕의 결과 열대야가 이어진 뜨거운 밤, 한강 둔치에 앉아 맡았던 그 비린내와는 달랐다. 한강의 비린내는 삶과 죽음이 뒤엉켜 있었다.
하루에도 수명의 주검이 발견되는 곳, 그 죽음에는 돈 사랑 질병 무관심 정신문제...
우리의 생각이 닿지않은 절망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절망을 넘어 간절한 소망을 향한 죽음도 있을 것이다.
'삶은 고통이니 인간은 태어나지 않는 게 낫다' 는 어떤 이의 변명은 헛소리일까
처음 가본 자전거 도로였지만 생소하지 않았고 깨끗하고 잘 관리되고 있었다.
선진국 대열에 올라온 자부심을 느꼈다.
상대를 밟고 죽이는 나라가 아닌 평안하고 행복한 세상이 올 때가 있을까.
정치판만 바뀐다면 그런 나라가 될 수 있을까
한강변을 따라 왕복 120km의 여정은 길었지만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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