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생전 어머님은 TV 연속극을 가끔 보시면서 "나는 저런 것이 믿어지지도 않는다.
머 한다고 쓰잘데기 없이 저런 것을 본다냐" 그리 말씀하시면서 연속극이나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셨다.
대신 '동물의 왕국'이나 다큐멘터리를 주로 시청하셨다.
그 영향으로 나는 연속극이나 영화를 보는 것이 어릴 적에 부정적으로 각인되어 영화 보기는 별 흥미가 없었다. 큰 오류였다.
그러다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혼돈과 상실의 시간을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가 영화에 몰입하기였다.
지난일에 메어 허우적거릴 수 없었기에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마음으로 매일 두 시간 정도를 투자하여 영화를 보는 것이었다.
오늘 500편째의 영화를 봤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본 후 노트에 두, 세 줄로 느낌을 요약하는 습관도 길렀다.
졸작을 만나 시간이 아깝다는 영화도 있었지만 사랑, 돈, 전쟁, 인간 본성이 지닌 페르소나 등
내게 다가온 메시지는 심장을 달구기도 했다.
나의 편협하고 고정된 생각과 수준을 뛰어넘는 다양한 사람들의 감상 소감을 읽어보는 재미와
시놉시스를 살펴보는 재미도 솔찬했다.
영화 보기를 지속한다면 <일만 시간의 법칙>의 효능 여부를 떠나 평론가의 주관에 갇힌 생각조차도 공감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혜안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윤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