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라..
어릴 적 조잡한 북한 삐라를 수거해서 신고하기도 했다. 나는 이북사람은 뿔이 난것처럼 인식되어 오랜기간동안
그렇게 생각하기도 했다.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모임에 40대 중반의 여성 탈북자가 있다. 궁금한 점을 기억해 두었다가 만나면 질문하곤 하는데
"북에 있는 가족 친지들은 무사한지, 아오지 탄광에 갇힌 신세가 아닌지, 아사자가 그렇게 많았는지? " 등등이다.
그녀는 "고난의 행군 때 각자 도생의 길을 찾아 해외로 나가 달러를 벌어서 보내니 북한 당국이 묵인하고 북쪽
가족과도 중국폰으로 영상통화를 하는 탈북자도 있다" 라고 했다.
김일성 대학교 출신으로 탈북해서 동아일보 기자가 된 주성하의 <평양 자본주의 백과전서>의 내용 중 흥미로운
대목이 많다.
북한의 아파트 재건축과 투기, 한국드라마를 실시간으로 시청하는 평양시민들, 강남과 비슷한 학부모들의 치맛바람,
마약과 성, 매춘, 명품으로 치장한 여성과 호화 백화점에 관한 이야기다.
그리고 부잣집 자녀들의 PC방 이용실태, 서울보다 먼저 개통한 평양 지하철, 치맥 배달, 시장경제로 급격히 진화하는
과정을 소개한다.
또한 중앙당 간부들이 뇌물로 부를 축척하는 과정과 북한 경제의 중추인 '장마당'에 관한 설명, 모든 상점이나 식당에서 달러나
유로화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사실 등, 북한의 현실을 올바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북한도 이미 500만 명이 넘는 인민이 휴대폰을 사용하고 남한 정보를 빠르게 입수하는 시대다.
삐라..!
미디어가 발달한 이 시대에 삐라가 남북화해와 평화 정착에 도움이 되는 행동인지 무슨 의도로 그런 원시적 행동을
하는지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