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정약용과 황상

윤영한 2020. 9. 30. 12:52

해마다 추석 즈음, 양평 누님 집을 가고 오는 길에 들리곤 했던 북한강가의 정약용 유적지,

역사적 배경을 투영하여 다시 살피고 싶었다.

그것은 정약용과 제자 황상과의 만남이(삶을 바꾼 만남-정민 지음) 너무도 애잔했기 때문이다.

4년 전, 다산의 귀양지 강진 사의재와 다산초당도 둘러보았지만 이렇듯 절절한 느낌을 받지 못했다.

무지했다.

슬프고 고통스러운 유배 시절, 다산이 제자로 삼은 소년 황상과의 주고받은 시와 편지는 애절하고 뭉클했다.

해배 된 스승을 찾아 강진에서 그 먼 길 마재까지 질퍽한 길의 흙덩이를 달고 도착한 모든 여정은 애틋했다.

삶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제자로서 의리와 신의를 지킨 질박한 황상과 다산의 만남은 가슴이 저리다.

좋은 인연을 위해 어떤 처신과 노력을 해야 하는지 내게 던진 질문이 크다.

다산 정약용의 숨결이 묻어있는 호젓한 수종사의 은은한 녹차가 오늘은 별나게 격조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