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책 기증

윤영한 2020. 9. 21. 16:15

나에게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계신 어르신이 동네에 사신다.

아마도 안주인님이 파평 윤씨라 혈족의 인연이 작용한 영향도 있으리라.

영관급 장교, 국방부 이사관 출신으로 대통령 훈장 등 수많은 표창장이 증거하듯이

바르고 흐트러짐 없이 살아온 흔적이 가득하다.

또한 어려운 학생들을 선발해서 지금까지 8억 3천 만원이 넘는 장학금을 지급하고 계신 어르신이다.

얼마 전 어르신 집을 방문해 정성스럽게 준비한 과일과 차를 마시며 살아오신 이런저런 얘기를 듣고 서재를 구경했다.

눈에 들어온 자료를 꺼내 펼쳐보니 욕심이 나서
"이 책을 <송파책박물관>에 기증하시면 좋겠다" 라는 의견을 드렸다. 어르신께서 사용한 교과서와 노트였다.

오늘 어르신을 다시 만났다. 자녀들과 상의한 결과 기증하기로 했다면서 19권의 책과 자료를 보따리에 싸주셨다.

물자가 귀한 시대의 얇디얇은 책은 1947년 전후 국민학교 교과서, 6.25전쟁 당시의 중학교 교과서 그리고 큰 백노지

한 장을 여러조각으로 나눠 사용한 학습노트다.

이 자료들이 후대들에게 조금이라도 가치있게 활용되었으면 좋겠다.

작년 봄 <송파책박물관> 개관식에서 "우리에게 책은 무엇인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디지털 시대지만 책에 줄을 긋고 여백에 메모를 하는 독서의 재미와 방법, 그리고 독서의 유익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날 소설가 정철은 책은 "밥"이라고 얘기했다.  그렇다 책은 밥이고 지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