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남한산성

윤영한 2020. 8. 31. 15:20

산행의 이유..

시간을 단축하러 가는 것인가
기록을 경신하러 가는 것인가
건성으로 걷기만 했다
사정없이 걷기만 했다
나였지만 나를 알 수가 없었다

다행히 깨달았다
단지 걷는다는 것은
무의미하고 어리석다는 것을..

그것은 남한산성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소설가 김훈에게도 예의가 아니었다

불현듯, 이조판서 최명길, 예판 김상헌과 수어사 이시백, 대장장이 서날쇠,

어여쁘고 눈이 맑은 아이 '나루'의 음성이 들렸다

건성으로 읽었던
'남한산성'을 다시 정독했다
이틀이면 충분했다

늘 공짜로 오르락 내리락 했던 곳..
육신의 무게와 배설을 저항 없이 받아주는 곳..

무도했던 발길에 대한 성찰은 남한산성에 진 빚을 조금 갚았다.

"임금은 남한산성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