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4월이 오면..

윤영한 2020. 6. 4. 23:51

해마다 4월이 되면, 신동엽 시인의 시가 생각나면서 여행도 관광도 아니지만 이 두 가지 느낌을 담아 시제에 참석한다.

오늘은 코로나로 한 달 연기된 시제에 다녀오는 길이다.

조금은 귀찮은듯하지만 고향의 환경 변화를 탐색하고 친족들의 눈을 의식한 의무감에 시제에 참석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열차에 탈 때는 옆좌석에 누가 앉을지 긴장도하고 기대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영화관 옆좌석 팝콘 씹는

소리와 잡담의 영향을 알기에 조잘거리지 않고 불쾌한 냄새가 나지 않은 사람이 앉길 바랄 뿐이다.

제사의식은 정성스레 준비된 음식과 잘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대충 이해되는 제문으로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되기에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
"이렇게 제사를 지내면 조상님들이 복을 주실까 또 그런 힘은 있을까. 저렇게 낭비되는 음식을 어려운 이웃에

나눠주면 더 좋지 않을까" 해마다 반복되는 생각이다.

9년 전 돌아가셔서 단지 속에 보관된 흰가루의 '물질'에 불과한 어머님께 "살아계실 때 잘 모셔드려야 했는데

엄마 죄송합니다" 그렇게 짤막하게 소곤거렸다.

시제가 끝나자마자 가랑비가 내렸다. 참석자 중에는 조상 덕분에 제사가 끝나고 비가 내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비가 내리는 시간까지 조절해 주신 조상님이라면 이왕이면 더 통 크게 로또 당첨이나 시켜주셨으면 하는 바램으로

혹시 몰라 열차를 기다리면서 로또 두 장을 사봤다.